
방학이고, 학부연구생도 못한 나는 요즘 하는 게 평생 자기, 일어나면 글 쓰기, 저녁에 놀기, 자기 전까지 또 넷플릭스 보기... 그렇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데, (뭐 자랑은 아니지만 ㅎㅎ 행복하긴 하다는 점) 그렇게 나는 수지가 나온 드라마를 보다가 다시 이거를 보게 되었단다! 그리고 반전을 다 아는 상태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봤을 때 못 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서 생각보다 더 재밌었다는 점, 것때문에 리뷰를 쓰고 싶게 되었다는 점도 참고하구,,ㅎㅎ 스포도 개 많이 포함되어 있어용.
일단 내가 처음 봤을 때 기억으로는 기가영이 이 정도로 사이코패스 같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다시 보니까 얘 진짜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러다 갑자기 나도 설마 이런 아무 감정 없는 사람인가? 라는 의심까지 ㅠㅠ 진짜 내가 가끔 감동받아서 운다 그래도, 그게 다 학습이 되어서 그런 건가 싶고. 왜냐면 나 남들 얘기 들으면 별로 공감이 안 될 때가 많거든! 물론 그렇다고 내가 기가영 정도는 아니겠지만 ㅋㅋ 괜히 혼자 찔리는 부분이 있었음.
어쨌든 그리고 이블리스 지니. 목요일에 태어난다나 뭐라나, 인간은 언제 태어나고 천사는 언제 태어난다 그런 전설 속 이야기들이 재미를 더한 느낌이고 이런 설정들이 중간중간 나오니까 그냥 로맨스 판타지가 아니라, 뭔가 세계관이 있다는게 더 재밌었다. 암튼 둘이 어찌저찌 다시 이번 생에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되고, 세 가지 소원을 빌 수 있게 되는데, 여기서 이블리스의 미션은 인간은 이기적이고 마지막에는 결국 타락할 것이라는 걸 증명해야 하는 것!
근데 첫 소원이 기가 막힘. 5명의 생명의 소원을 듣고 타락시키기에 내기한다는거임. 사실 첨봤을때는 전개가 그렇게 갈 줄은 진심으로 몰랐는데, 그것 때문에 드라마에 볼거리가 많아지고 더 재밌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냥 둘만의 로맨스로 갔으면 조금 단조로웠을 수도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소원과 욕망이 들어오면서 “인간은 진짜 어디까지 이기적인가”를 보여주는 느낌이 있었다.그리고 웃긴 게 두 번째 소원으로 자기 할머니를 젊게 하는 것! (이렇게 가영은 남을위해 소원을 한다는점,, ㅠㅠ) 근데 여기서도 마냥 행복하게만 가지 않는다는 게 잔인하다. 인간의 명은 이미 정해져 있고, 마당에 매화꽃이 피는 날에 죽는다는 것 ㅠㅠ 아니 이게 무슨.. 너무 슬픈 설정이냐고요.
그리고 제일 잔인한 사실은 세 번째 소원을 빌면 이 모든 기억들을 다 잊고 살아야 한다는 것. 아니 너무 슬픈데요. 근데 가영 씨의 마지막 소원이 더 슬프다는 점... 이 감정 없는 반사회적 인간이 하루만 감정이라는 걸 느끼고 싶대. 그렇게 자기는 평생 할머니를 갈아먹으면서 컸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단다. 근데 진짜 잔인함이 끝도 없는 게, 잊어버린 이블리스까지 누가 알려줘가지고... 그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감정까지 느끼게 됨. 하... 이거 진짜 너무 잔인한 거 아닌가.
소원 세 개도 충분히 재밌는데, 이 둘의 과거도 만만치 않게 재밌다는 사실 ㅎㅎ 과거에도 둘은 소원 세 개로 얽히게 되는데, 불멸자를 만들자는 소원부터, 정령님도 꼭 벌받게 해달라는 소원까지. 하... 그렇게 얽히고 얽힌 악당과 소원들의 주인들, 그리고 마지막에 죽기 직전에 램프를 스스로 내놓으면서 소원 들어줄 테니 제발 살려달라고 했는데도 자기 욕망만 채우는 인간들. 휘몰아치는 슬픔이라는 게 이런 거겠구나 싶었다. 진짜 이 글은 그냥 나만 읽어야겠다! 흥분돼서 스포를 막 다 써버렸네...
그렇게 보는 서사도 서사지만, 둘의 연기합도 개미친 수준이었다. 기가영의 그 표정 없는 얼굴, 감정 없는 사람을 표현하는 게 참... 박수갈채고요. 감정이 없다는 설정은 자칫하면 너무 어색하거나 로봇처럼 보일 수 있는데, 그냥 말투나 표정이 미묘하게 비어 있어서 더 신기했다. 진짜 아무것도 못 느끼는 사람 같다가도,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흔들리는 느낌이 보여서 더 몰입됐다. 그리고 김우빈 씨... 진짜 재발견 아닌가요?
아니면 지니가 퍼스널 컬러인가? 왤케 잘 어울리지? 진짜 나는 이런 개그 코드랑 맞아서 그런지 지니가 나오면 웃음이 끝나지가 않음. 능청스럽고, 오만하고, 웃기고, 근데 또 어느 순간 진심으로 처절해지는 그 느낌을 너무 잘 살렸다. 이 캐릭터를 김우빈 씨 아니면 누가 소화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찰떡 그 자체였다.
그리고 다시 보니까 처음 봤을 때 놓쳤던 디테일들도 꽤 보였다 (하루에 다 공개되는 드라마들은 처음 볼 때 진도를 빨리 나가서 다 봐야 한다는 마음이 커서, 가끔 디테일을 놓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그냥 “어떻게 끝나지?” 이 마음으로 달렸는데, 다시 보니까 장면마다 깔아둔 감정선이 더 잘 보였음. 그래서 반전을 다 알고 봤는데도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니까 더 슬펐다. 얘네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보니까, 웃긴 장면도 마냥 웃기지만은 않고, 행복해 보이는 순간도 괜히 마음이 아팠다. 암튼 원래는 안 쓰려고 했는데, 다시 봤는데도 이렇게 감동을 주고, 오히려 처음 봤을 때 못 봤던 것들까지 보여서 한번 써보게 되었네요. 결론은... 지니는 웃긴데, 서사는 너무 잔인했다. 그리고 나는 또 이런 이상하고 슬픈 사랑 이야기에 약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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