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예전부터 내가 다시 정주행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딱 두개만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거였다는 점! (하나는 전에 썼던 그 사이코문가영 ㅋㅋ)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게, 그때 몇 번이나 정주행했을 때도 내가 이 관련 학과를 가게 될 줄은 몰랐단다 ㅎㅎ 그때는 아래쪽에 달린 해설을 보면서 그냥 “우와 멋있다”, “진짜 저런 세계가 있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내가 전공하고 있는 게 이쪽이랑 닿아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을 정도다. 물론 나는 아직 남도산 같은 코딩 천재와는 아주 거리가 멀지만요 ㅋㅋ 그래도 예전에는 그냥 드라마 속 멋있는 장면으로만 봤던 것들이, 지금은 공감되고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코딩 천재 남도산.. 개멋있고요.어렸을 때부터 천재라고 불렸지만 사실 그 이름에 눌려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처음에는 살짝 답답하기도 한데, 가면 갈수록 너무 멋있어지는게 주인공 버프인가? ㅎㅎ 그리고 그 시절 second-lead syndrome을 제대로 일으킨 한지평 씨... 처음 보면 좀 까칠하고, 말도 차갑고, 약간 미운 털 박힌 사람 같은데 ㅋㅋ 볼수록 순진 그 자체다. 할 말은 다 하는데, 정작 자기 마음은 제대로 표현 못 하고, 도움은 다 주면서 아닌척 아주 사람 미치게 함 ㅠㅠ 특히 할머니랑 한지평 관계는 이 드라마에서 진짜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로맨스 서브남주가 아니라, 달미의 과거랑 현재를 이어주는 사람이기도 하고, 이 드라마의 정서적 뿌리 같은 느낌? 근데 이 드라마에서만큼은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사실 ㅠㅠ 그래서 더 아련한가 봐.
그리고 두 자매. 사실 이 드라마는 달미랑 도산 이야기만큼이나 달미랑 인재 이야기 때문에 더 몰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니 역 맡은 배우님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처음에는 진짜 얄밉고 차가워 보이는데 가면 갈수록 이 사람도 자기 방식으로 살아남으려고 했던 거구나 싶었다. 달미도 처음에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보면 너무 무모하고, 말은 크게 하는데 준비는 부족해 보일 때도 있고 ㅋㅋ 근데 또 그런 사람이니까 샌드박스 안에서 성장하는 맛이 있었다. 처음부터 완벽한 CEO가 아니라, 부딪히고 깨지고 배우면서 “내가 대표로서 뭘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캐릭터라서 좋았다.
그리고 샌드박스 안에서 벌어진 일들,,,, 일단 창업이라는 소재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해서 팀을 만들고, 투자를 받고, 데모데이를 하고, 서비스가 잘될지 망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선택해야 하는 그 과정들. 물론 드라마니까 미화된 부분도 많겠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불안함은 꽤 현실적이었다. “우리가 만든 게 진짜 세상에 필요한 걸까?”, “이걸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우리 팀은 계속 같이 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계속 나오니까 보는 사람도 같이 쫄리게 됨.. 그리고 무조건 잘되길을 응원하게 된달까?
근데 이드라마에서의 가장 큰 문제... 어렸을때 할머니의 부탁으로 외로운 달미한테 친구가 되어줄 편지를 쓰게 된 한지평. 근데 이름은 신문에 있던 남도산 이름으로 ㅎㅎㅠㅠ 그렇게 달미는 그 편지로 위로를 받으며 자랐고, 커서 언니랑 다시 만나게 되면서 어릴 적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도산을 진짜로 만나야 하는 처지가 됨.
그렇게 달미와 진짜 도산이 만나게 되고, 삼산텍 사람들은 샌드박스에 들어가려고 별의별 발악을 하시고... 근데 진짜 한번 보면 그 과정이 개재밌다는 점 ㅠㅠ 특히 공대생 삼산텍 셋이 처음에는 너무 현실감 있게 찌질해서 좋았다. 기술은 있는데 사업은 모르고, 실력은 있는데 보여주는 법을 모르고, 자기들끼리는 열심히 하는데 세상은 그걸 바로 알아주지 않고. 그 느낌이 뭔가 “아 이게 개발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싶게 만든다. 그리고 나 남도산의 코딩 실력 반의 반 정도만 주라 ㅠㅠ 그 해킹당할 때 삼산텍 셋이 해결하는 장면은 진짜 다시 봐도 카리스마 있다. 예전에는 “와 멋있다” 하고 끝났는데, 지금은 “저 순간에 저렇게 침착하게 문제 찾는 게 진짜 가능한가?” 싶다 ㅋㅋ(물론 드라마설정이긴 하지만) 나는 에러 하나만 나도 멘탈 나가는데요? 남도산씨 제발 그 뇌 조금만 나눠주세요.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서달미의 “이 바닥이 콘크리트 말고 모래 바닥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처음 들었을 때도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더 이해가 된다. 실패했을 때 완전히 박살나는 바닥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바닥. 창업이든 공부든 진로든, 사실 우리한테 필요한 것도 그거 아닌가 싶다. 한 번 삐끗했다고 인생 끝나는 게 아니라, 조금 아프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곳. 그래서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도 그거였던 것 같다. 다들 완벽해서 멋있는 게 아니라, 다들 조금씩 부족한데도 계속 뭔가를 해보려고 한다는 점. 도산은 자기 이름을 되찾으려고 하고, 달미는 대표로서 성장하려고 하고, 지평은 남을 밀어내기만 하던 사람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게 되고, 인재는 자기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려고 한다. 다들 자기 방식으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지난주에 한 번 다시 보다가 수지 씨의 다른 작품도 다시 보게 되었다는 썰 ㅋㅋ 쓸 건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쓰다 보니 또 많아졌네 ㅎㅎ 암튼 스타트업은 나한테 그냥 한때 재밌게 봤던 드라마만이 아니라, 지금 다시 보면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드라마다. 예전에는 “저런 세계 멋있다” 하고 봤다면, 지금은 “아, 내가 아주 조금은 저 세계 근처에 와 있구나” 하고 보게 된다. 물론 현실의 나는 남도산은커녕 에러 하나에 무너지는 컴소과 학생이지만 ㅋㅋ 그래도 그때 멋있다고만 생각했던 세계를 내가 지금 조금씩 배우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렇한 이유들 때문에 한때 내 최애 드라마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인정하며... 그럼 이만.
'K - 유학 생존기 > 내 도파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소원 세 개로 사람을 이렇게 울리기 있나요 (1) | 2026.08.01 |
|---|---|
| 첫 Screen-X 경험이 스파이더맨이라니.. (0) | 2026.07.31 |
| 아직도 문득 생각나는 드라마 (1) | 2026.07.15 |
| 환혼 : 스포 주의 (0) | 2026.07.08 |
| 브람스? 혹시 내가 아는 그 브람스? (0) | 2026.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