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 유학 생존기/내 도파민

브람스? 혹시 내가 아는 그 브람스?

해영이의 성장일기 2026. 7. 2. 00:13

 

요즘 고전음악을 교양으로 들으면서 바이올린에 관심이 많았졌다(뭐 갑자기 예찬이 좋아하게 된 것도 그것 때문인 것 같고 ㅎㅎ) 그래서 예전부터 볼까 말까 천만 번 고민했던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드디어 보기 시작했다. 2020년에 나온 드라마로 알고 있는데 (아마 런닝맨에 홍보하러 나온 걸 보고 알았던 것 같다) 이상하게 그때는 별로 끌리지 않아서 계속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즘 볼 것도 없고,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이 제목을 다시 봤는데 ㅎㅎ 설마 그 브람스라고? 하고 1화를 바로 틀었다. 그리고 보자마자 알았다. 아, 이거 수업때 배웠던 삼각관계 맞는구나라고 ㅎㅎ... 그것도 그냥 삼각관계가 아니라 엄청 복잡한 삼각관계였다. 거의 삼각관계 두 쌍이라고 해야 하나. 예쁘고 잘생긴 여섯 명이 나와서 하는 일이 이렇게 복잡한 사랑이라니, 참 드라마답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가 브람스를 기억하는 이유도 조금 웃기다. 교양수업에서 교수님이 “브람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인 것 같냐”라고 질문하셨는데, 어떤 학생이 “더러운 사랑?”이라고 대답한 게 아직도 머리에 박혀 있다. 그때 교수님도 딱히 뭐라고 안 하셨던 것 같은데, 그 장면이 너무 강하게 남았던 것 같기도 ㅎㅎ 근데 나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드라마를 아주 정석적으로 보지는 못했다. 조금씩 넘기면서 빠르게 봤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좋았다. 뭔가 그 시기에 내가 보고 싶은 분위기의 드라마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가 교양수업에서 배웠던 고전음악 세계의 실체를 살짝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봤으면 지나쳤을 장면들도, 수업에서 들은 내용이 있으니까 더 잘 보였다. 브람스, 비발드, 콩쿠르, 교수와 제자들 관계, 음악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이 그냥 배경으로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콩쿠르에서 교수님 표를 제자들이 다 사주는 장면은 꽤 신기하게 봤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세계가 낭만적이면서도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는 곡들이 나올 때마다 괜히 반가웠다. 예전에는 그냥 “클래식”이라고 뭉뚱그려 들었을 음악들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들렸다. 수업을 들은 덕분인지, 인물들의 감정이나 연주 장면도 더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다.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은 하나였다. 그냥 다들 예쁘게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근데 그게 안 되니까 드라마겠지.... 사랑도 복잡하고, 관계도 복잡하고, 음악도 복잡하고, 사람 마음도 복잡해서 감정선이 너무 바빴다 할까? 그래도 바이올린이랑 피아노 연주 장면을 실컷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뜬금없지만 보면서 예차니 생각도 났다 ㅎㅎ 바이올린을 잘한다는 게 어떤 건지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ㅜㅜ 그냥 바이올린 자극만 봐도 괜히 울컥하는 뭔가가 있다)

 

암튼 결국 예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손이 안 갔던 드라마를, 아주 갑작스럽게 보게 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좋았고 재밌었다. 고전음악 수업을 들은 뒤라서 더 재밌게 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배운 것들이 드라마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느낌도 들었다. 역시 사람은 뭘 배우고 나면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는거를 뼛속에서 느껴져서 좋았다 ㅎㅎ

 

Ps. 요즘 글은 쓰고 싶은데 시간은 없고 근데 또 올려야 한다는 마음도 있고 그래서 글이 엉망인거 저도 느끼고 있답니당 ㅠㅠ 방학에 책 많이 읽고 그래야 겠네유 ㅠㅠ